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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울 캄메러 (1880-1926)

    양서류, 즉 물뭍동물인 개구리는 대부분 물속에서 교미를 하기  때문에, 교미할 시기가 되면 그에 적합하도록 개구리의 몸에 변화가 일어나게 된다. 즉, 암개구리를 붙잡기 편리하도록 수캐구리의 앞발 끝에 검고 뿔같은 모양의 융기가 생겨나게 되는데. 이를 "혼인혹"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개구리 종류 중에서도 두꺼비의 경우는, 땅 위에서 교미를 하기 때문에 혼인혹 같은 것을 필요로 하지 않으므로 교미기가 되어도 이런 것이 만들어지지 않는다. 캄메러는 작은 동물의 사육에 관한 뛰어난 재능을  발휘해서, 두꺼비를 물 속에서 사육하였고, 그렇게 하면 두꺼비에게도 혼인혹이 생겨날 것이라고 믿었다.

     

    1919년, 그는 자신의 실험 결과 한 마리의 숫두꺼비에게도 혼인혹이 만들어졌다고 학계에 보고하였으며, 많은 생물학자들은 이것이 라마르크의 이론을 확증하는 명백한 증거라고 주장하여, 세계 생물학계는 큰 충격과 논란에 휩싸이게 되었다. 특히 소련의 생물학자들은 자신들의 "철학적 입장"에 근거하여 획득형질의 유전을 믿는 경우가 많았는데, 당연히 캄메러의 주장을 강력히 지지하였다.

     

    1926년 생물학자들은 별도의 위원회를 조직하여, 캄메러가 사육하였다는 숫두꺼비  표본을 조사하기로 하였다. 그러나, 몇 주일의 정밀한 조사  끝에 나온 결론은, 캄메러의 실험결과가 엉터리 였을 뿐만 아니라 의도적으로 조작되었다는 것이었다.

    일반적으로 개구리의 혼인혹은 가시모양의 돌기가 있어야 하는데, 캄메러가 지니고 있던 두꺼비는 그런 모양이 아니었고, 거무스름한 빛깔은 인위적으로 먹을 주입한 결과라는 것이었다. 이 보고서가 발표된 지 얼마 후인 1926년 9월23일, 캄메러는 오스트리아의 어느산 속에서 머리에 권총을 쏘아 자살한 채로 발견되었다. 캄메러가 공명심에 눈이 어두운 나머지, 학자적 양심마저 내팽개친 채 스스로 두꺼비 표본을 조작했는지, 아니면 다른 사람의 조작에 그도 속았는지는 지금도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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