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은 2007년 산문집 *가만가만 부르는 노래*를 통해 문학뿐만 아니라 음악적 재능을 선보였다. 이 책은 그녀가 기억 속에 새겨진 노래들을 이야기하며, 부록으로 포함된 CD에는 한강이 직접 작사, 작곡, 그리고 가창한 10곡이 수록되었다. 연극 *12월 이야기*에서 소개된 곡을 비롯해 자연과 일상, 그리고 감정의 떨림을 담아낸 섬세한 노래들로 구성되어 있다. 비록 전문적인 음악 교육을 받지 않았지만, 한강은 차분한 목소리로 자신의 감정을 담담하게 표현하며 독자와 청중들에게 잔잔한 울림을 선사했다.
처음에 한강은 객원가수를 쓰려 했으나, 절친한 음악감독 한정림의 적극적인 추천으로 직접 노래를 부르게 되었다. 한정림 감독은 "노래를 만든 사람이 직접 불러야 한다"며 한강을 설득했고, 결국 한강은 자신의 노래를 녹음하는 과정을 거쳤다. 한강은 처음에는 자신의 곡에 대해 전문가에게 평가를 받으려는 생각이었지만, 한정림의 격려로 녹음을 결심하게 되었다. 한강은 가창에 대한 부담을 느꼈지만, 소박하게 부르기로 한 결정은 그녀의 노래에 더욱 순수하고 진실된 감정을 담아냈다.
한강은 문학적 영감을 바탕으로 음악을 창작하며, 문장과 노래가 만나 새로운 창작의 길을 열었다. 그녀는 꿈에서 들은 두 소절의 멜로디가 잊히지 않아 가사를 적어둔 것을 시작으로, 한 곡 두 곡 노래를 만들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노래를 만드는 과정은 시를 쓰는 것과 유사하다는 한강의 설명처럼, 그녀의 노래에는 시적인 감성과 문학적인 깊이가 배어 있다.